“1980년 ‘오월 영령’의 꽃이 다시 피고, 오늘을 잇는 나비가 다시 찾아옵니다.”
지난 23일 무용가 김연우씨(45)가 광주 남구 송암동 효천역 광장에서 열린 ‘2025 송암·효천 5·18추모문화제’에서 선보인 헌화무에 대한 설명이다.
김연우씨는 ‘들불열사’ 고(故) 김영철씨의 딸이다. 김영철씨는 박기순씨(여·당시 전남대생)를 비롯해 박관현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 김효선 극단토박이 대표, 윤상원, 신영일, 박용준 열사 등과 함께 ‘들불 7인 열사’로 불린다.
김 열사는 5·18 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다 1998년 영면했다. 민주화 투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연우씨에게 아버지는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했던 ‘첫 친구’였다.
1980년 7월에 태어난 연우씨는 아버지의 따뜻한 품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7살 때 아빠와 함께한 추억들이 많다. 병원에서 면회나 외박을 나올 때면 늘 연우씨와 함께해서다.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평소 라디오를 즐겨들었던 김 열사는 레크리에이션을 했던 경험 등을 살려 직접 개사한 노래와 율동 등을 연우씨에게 자주 알려줬다.
그는 ‘우리 은영이(개명전 이름)는 춤을 좋아하고 잘 추니 나중에 무용선생님이 됐으면 좋겠다’는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당시 가장 역할을 했던 엄마(박순자)와 큰오빠(초 4년)·언니(초 2년)의 빈자리가 느끼지 않을 정도였다.
김연우씨는 “5·18은 참 슬프고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첫 친구였던 아버지와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는 매개체다”면서 “저에게는 기쁨과 슬픔이 친구가 되는 세상이다”고 정의했다.
이어 “줄곧 아버지가 해주셨던 ‘절대 미워해서는 안 된다’.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 덕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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