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목격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려 ‘5·18 시민군’으로 불리는 미국인 데이비드 돌린저(한국명 임대운)가 14일 광주를 방문해 “지난해 비상계엄 당시 국민들이 국회로 달려간 모습이야말로 1980년 광주 시민들의 정신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주최한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전시 ‘증인:국경을 넘어’를 둘러본 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도에서 화상회의를 하던 중 한국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속보를 접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광주 시민들은 억압에 강력하게 저항하면서도 서로를 헌신적으로 돌봤다. 계엄군이 물러가고 시민들이 시가지를 장악했을 때 광주는 놀라울 정도로 평화로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계엄군의 헬기 사격에 대해서도 증언을 이어갔다.
그는 “왼쪽 어깨와 오른쪽 엉덩이를 관통한 총상 피해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명히 봤다. 헬기에서 쏜 총에 맞은 관통상이 명백했다”며 “5월 21일 헬기 사격을 포함해 그날 광주에서 벌어진 일들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날 도청 앞에 나가서 앉아 있었다면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 한다”며 “그날 목격했던 끔찍한 폭력의 잔상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이날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헌신적인 공로를 기려 데이비드 돌린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그는 1978년 한국으로 파견된 평화봉사단원으로 영암군 보건소에서 결핵 환자를 돌봤다. 이후 1980년 5월 16일 동료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방문했다가 계엄군의 잔혹한 시민 구타 현장을 목격했고, 5월 21일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의 무차별 총격으로 쓰러지는 시민들과 헬기에서 금남로의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는 군인들의 모습을 목격했다.
/이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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