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광주에 잠입해 폭동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국가차원의 진상규명에서 허위 사실로 판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극우논객으로 알려진 지만원씨는 시민군을 ‘광수’(광주 침투 북한특수군)로 지칭하며 왜곡된 발언을 일삼고 있으며, 일부 극우 매체에서도 신원불명의 계엄군·탈북자 등의 증언을 근거로 왜곡 보도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사의 왜곡·은폐된 진실을 규명하는 기관의 위원장까지 ‘북한군 개입설’을 두둔하면서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광주의 진실을 부정하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의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5·18 당시 북한특수군 광주 일원 침투 주장은 2006년부터 일부 탈북자들에 의해 제기됐다.
임천용·이주성·정명운씨 등 탈북자들은 월간지 기고, 기자회견, 책자 발간 및 방송 출연 등을 통해 5·18 당시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중 정명운씨는 자신이 북한특수부대 소속으로 직접 광주에 침투했다고 주장, ‘실제로 광주에 침투한 북한군의 존재’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북한군 개입 주장의 핵심 인물인 지만원씨는 △5·18은 김일성 교시로 이루어졌다는 북한 교과서와 북한 문헌 △북한 전역 도시에서 여러 날 거행되는 5·18기념행사 △영화 김군의 결론, 김군은 북한 김창수였다 등 북한 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 증거를 담은 책(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을 발간해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 그는 ‘5·18 답변서’와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에서 자신의 주장이 군 및 안기부 자료, 북한 자료 등을 기반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광주특수군 일명 ‘광수1번’으로 지목했던 ‘김군’은 3년 전 평범한 시민인 것으로 밝혀졌고, 당시 조사위는 시민군 사진 속 실제 인물은 효덕동에서 사망한 ‘김종철’이 아니라 차복환씨로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 또 그가 쓴 책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는 법원이 5·18기념재단의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출판과 배포를 금지했다.
그는 이후 5·18 유공자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2023년 1월 16일 교도소에 수감된 뒤 올해 1월 출소했으나 5·18 모욕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또한 인터넷 매체인 스카이데일리는 지만원씨의 ‘옥중서신’을 연재하며 자의적이고 왜곡된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포장해 폄훼하는 보도를 일삼아오고 있다.
특히 ‘김군’으로 지목된 차복환씨와 80년 5월 광수의 목·얼굴 너비 비율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익명의 의료진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터무니없는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왜곡 주장은 조사위의 진상조사를 통해 허위로 밝혀졌다.
조사위는 5·18 당시 북한특수군 광주일원 침투 주장은 상당 부분 구체적인 근거가 결여돼 있다고 있다고 판단했다.
과학적인 근거 없이 육안으로만 유사해 보이는 사진을 제시하며 5·18 당시 촬영된 사진의 인물과 북한 관련 사진의 인물이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는 것이다.
또한 20사단 및 아시아자동차 차량 피탈과 관련한 지만원씨의 주장은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가 없는 개인적 추정에 불과했고, 광주시민 사망자 154명 중 총상 사망자 117명의 75%에 해당하는 88명이 무기고 총에 의해 사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이수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로 인해 기사 전체 내용 및 사진은 하단 링크를 통해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