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518유족회
작성일 : 2025-01-24
조회수 : 744
처음엔 욕설이었다. 내란죄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2025년 1월19일 새벽 3시7분께, 윤석열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욕설하며 ‘영장 담당 판사 나오라’고 소리쳤다. 이때 대열 앞에 있던 남성이 경찰을 향해 거칠게 다가갔다. 또 다른 남성은 지지자를 향해 ‘위로 올라가자’는 듯 검지를 치켜올렸다. 그러자 군중이 일시에 달려들어 경찰을 밀기 시작했다. 당황한 경찰이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지지자들은 기세를 몰아 1층 창문을 부수고 철문을 밀어올렸다. 건물 안으로 진입해 마구잡이로 물건을 부수고 유리창을 깼다. 음료수 자판기로 문을 막던 서부지법 직원들은 급히 건물 옥상으로 피했다. 건물 밖에서 경찰을 폭행하는 이들도 있었다. 광란은 3시32분까지 30분 가까이 지속됐다.
46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전날 서부지법 담을 넘은 이들까지 합치면 56명이 구속됐다. 헌정 사상 초유의 법원과 판사 테러였다. "티브이(TV)를 통해서 봤던 것보다 10배, 20배 참혹한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겪은 야간 당직 직원들의 정신적 트라우마가 크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말했다.
조짐은 1월 초부터 있었다. 극우 인사들이 ‘국민 저항권’을 언급하며 무력시위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헌법 위의 권력,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자”(이희천, 1월6일치 스카이데일리), “국민 저항권을 일으킬 수 있는 국민 수가 모이고 있다”(역술인 천공, 1월11일 유튜브) 등이다.
국민 저항권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파괴하려는 공권력에 저항하는 국민 권리이자 헌법수호제도”(헌법재판소 2013헌다1 중)다. 헌정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는 이 개념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 저항권의 대표 격인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도 군부독재와 국가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 한 저항이었다.
반면 극우 인사들은 오직 ‘윤석열 지키기’를 목표로 무력 충돌을 부추겼다. “대통령이 체포되면 목숨 걸고 차벽이고 뭐고 다 때려부수고 들어가서 공수처 이×× 다 끌어내갖고 즉결 처형할 것”(신혜식, 한남동 집회 발언 영상)이라거나 “우리가 윤 대통령을 일주일 안에 데리고 나올 수 있다”(전광훈, 1월18일 집회) 등이다. 전 목사는 서부지법 난동 전날인 1월18일 “당장 서울서부지법으로 모여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며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서부지법으로 가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는 이를 널리 전파하는 창구였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1월17~18일 이틀간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 등엔 ‘국민 저항권, 나라 엎어질 준비 해라’ ‘서부지법에 국민 저항권 발동, 가슴이 웅장’ 등 제목의 게시글이 대거 올라왔다. “방망이, 칼, 삼단봉, 너클 등 뭐든 좋으니 공격 무기 챙기라”는 내용의 글도 있었다.
극우세력은 평상시 ‘북한군의 폭동’이라 폄훼하던 5·18 운동도 방패막이 삼았다. 극우 유튜버들의 방송엔 “우리도 5·18 운동과 같이 (무장의 길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양재혁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회장은 “평상시 5·18 운동에 망언을 일삼던 자들이 이렇게 이중잣대로 5·18을 소비하고 민주주의의 언어를 오염시키다니 매우 분노스럽다”고 지적했다.
극우 유튜버들은 증오를 부추긴 대가로 거액의 후원금을 챙겼다. 유튜브 수익 집계 사이트 ‘플레이보드’를 보면, 윤석열 체포를 앞둔 1월6~12일 한국 슈퍼챗(온라인 후원금) 1위 채널은 극우 유튜버 신혜식의 ‘신의한수’였다. 일주일 만에 4900여만원을 벌어 그 주 전세계 3위를 차지했다. 1월13~19일에도 2800여만원을 벌어 2위를 차지했다. 증오 정치가 심화할수록 유튜버들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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